지인의 지인인 쉐프가 오픈했다하여, 동반 하였다. 나의 지인은 서양요리를 전공했으며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다. 이 둘은 미국에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흐붓은 무슨 뜻인가?
메밀꽃 필 무렵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이곳은 참으로 섬세하다 강렬하다
밥그릇 모양을 본 떠서 만들었다는 창문
나는 건축 전공이라 아무래도 이런게 먼저 보이더라. 직접 인테리어 시공까지 다 하셨다고 한다. 어지간하면 보기힘든 형태의 창문
테이블은 하나다.
예약제라서 그냥 오면 못 먹는다.
거의 주1일 근무제다.
일요일 빼고는 정기휴무로 되어있다
한달마다 메뉴가 바뀌고, 제철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한다. 지인은 흐붓의 쉐프에게 자아실현에 성공한 사람이라면 부럽다는 내색을 했다.
실 중간에 기둥이 있길래 물어보니 보강차원에서 철골기둥을 세운거라고 한다.
지붕에 공간을 조성하면서 늘어난 하중 때문에 지붕을 구조 보강을 한 것.
옥탑에는 고양이 음수대와 밥그릇이 있었다
나는 처음 이곳에 왜 메뉴판이 없는 지 의아했다.
오마카세라고 해야하나? 여기는 주는 대로 먹는 곳이다. 지금은 가오픈 상태라서 연락처 없으면 예약도 못 한다. 파인 다이닝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정만 고급지고 특별한 요리들이다.
대화하는라 까먹었지만 이 생선의 회와 조림, 지리탕이 나왔다.
내가 다리에 깁스를 해서 차를 가져왔던터라, 술은 안 마셨는데, 여긴 원래 술집이라고 한다...
한테이블 받는 술집이라, 자아가 강렬하신 쉐프님이다.
둘은 10년 만에 보는 거라고 했다.
나는 지인이 같이 가자고 해서 진짜 별생각 없이 따라간건데,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은 식사였다
재료들이 다 신선하고, 요리 하나 하나의 퀄리티가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나오는 수준이다.
해산물로만 구성 되어 있는 것도 독특했다.
미국에서도 일식 쉐프를 하셨었고, 대사관 요리사 경력도 있다고 하셨다(어느 나라인지는 까먹음)
지인에게 너무 좋은 식사를 대접 받은거 같아서, 괜시리 머쓱해졌다. 어찌 보답할 지 감도 안 왔지만, 그래도 좋은 식사를 해서 아무튼 기분은 좋았다.
끝.